2019년 己亥년 정월대보름은 우수와 겹치는 날이다.

봄이 가까이 왔는지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구별하기 힘든

비가 밤부터 내리고 있었다.

구제역때문에 각지의 보름행사가 취소가 되었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에서는

동제와 삼신제 그리고 소지태우는 행사를

한국의 대표 장승쟁이 타목 김종흥 선생이 앞장서서 거행하였다.

상고대가 핀 산신당에 도착하는 타목님,

언땅에 비가 내려 경운기도 올라오지 못해서 밀어야 했다.

빗속에 모닥불을 피웠는데 그래도 제밥 잘 타 올랐다.

사당안에 제수를 차리고 술을 올리는 타목님,

길고 긴 축문을 어둠속에서 읽는 걸 보니 아직 시력이 좋으신가 보다.

소지를 올리는 장면

평소는 사진가들이 많이 이 장면을 찍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10여명만 찾아와서 한가로웠다.

하회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국신당에서 또 제 사를 지낸다.

겨울비를 맞으며 제사를 지내는 타목님을 보고

장인정신이 어떤것인지 느낄수 있었다.

세번째 제사는 600년 고목이 있는 삼신당이다.

비내리는 언땅에 엎드려 제사를 지낸다.

내리는 빗속에서도 소지는 하늘로 잘 타올랐다.

올해는 타목님도 나도 소원이 이루어질 것 같다.

나의 소원이란, 올해도 몸 건강한 것 밖에 없다.

로또가 당첨되면 하는 수 없고....ㅎㅎ^^

마지막으로 삼신당에서 1년간 모아두었던 소원지를 강변에서 태웠다.

달집을 짓고 싶었는데 요즘은 나라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

부용대가 보이는 강변에서도 제사를 지낸다.

불타는 소지 앞에서 합장을 하는 타목님

타들어 가는 불길이 아쉽기만 하다.

젖은 옷을 말려도 되는데...

꺼져가는 불을 보고 합장을 하는 타목님,

비록 두어시간이지만

비를 맞으며 제사를 지내는 타목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진이 찍느라 옷이 젖고 신발이 진창이 되었다.

 조금 후 탈춤공연팀이 길놀이를 한다고 하는데

옷이 너무 젖어서 내년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옛부터 우수에 비가 오면 풍년이 온다고 했다.

올해도 풍년이 들고 통일의 전환점이 되기를 빈다.

타목님도 나도 무사하고 건강하기를 빌면서....